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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땅끝에서

2019-10-09 11:50:59, Hit : 78

작성자 : 박종영
    땅끝에서 -박종영 우리네 말로는 할구미라 부르는 국토의 맨 끝, 땅끝(土末)의 푸른 물결이 굽이치는 송호리 백사장을 밀고 되밀어 안아 달랜다. 섬뜩한 초가을의 바람이 부려놓은 한 짐 산의 적막에 물드는 동안, 기암괴석으로 암벽을 이룬 노령의 끝자락 달마산이 층층이 세월을 쌓으며 우리네 삶이 언제쯤 땅끝에서 만나야 하는지 묻는다. 산굽이 서늘한 바람에 사구미 검은 모래 바슬 거리는 동안 산 아래 적요한 미황사 후려치며 산대나무길 거쳐 온 얇은 운무가 먹먹한 앞가슴 슬며시 파헤치고 아양이다. 산다는 것은 마음 안에 길 하나 내는 일, 아까운 세월 더디고 늑장부리게 은밀한 계곡 한 켠에 한 채 푸른 집을 짓는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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