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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산벚꽃 노래

2019-05-04 16:22:29, Hit : 63

작성자 : 박종영
      산벚꽃 노래 - 박종영 늑장 부린 산벚꽃 흐트러진 머리 빗질하여 매무새 가다듬은 능숙한 손놀림 하며, 풀 먹인 고이 적삼 곱게 차려입고 야릇하게 부르는 목소리 듣고 눈을 감으니, 조금은 비난받을 음탕함으로 뇌리에 아주 또렷하게 산벚꽃 요염한 몸뚱이가 보이는데, 하얀 목덜미 아래 도톰한 능선 두 개, 다시 그 밑으로 한 뼘 짚고 내려가면 오목한 물웅덩이 패인 자국 지나간 날을 잊은 듯 얌전을 빼고 앉아 있고, 볼록한 평원을 지나 아래로 더 깊게 눈을 돌리면 무성한 수풀 헤쳐야 다다르는 곳, 욕망이 가득하여 황홀한 밤으로만 달려가는 천상의 옥문(玉門) 열리는 새벽, 그 문 여는 날은 초록 불씨를 지피는 산 벚꽃 만발하게 피는 날, 깊고 깊은 연못 하나 철철 넘쳐 산지사방으로 흘러가는 날, 봄은 늙어가고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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