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 타인의 추억

2018-10-19 16:22:32, Hit : 47

작성자 : 박종영
      타인의 추억 -박종영- 시간을 내어 도서관에 갔다 서가에 꽂힌 헌책을 꺼내 들고 무심코 책장을 넘기다가 바싹 마른 단풍잎을 발견했다 누가 언제 끼워 두었는지 알 수 없는 낙엽의 책갈피, 서늘한 가을에 뜻밖에 찾아온 낭만이 지난날을 불러와 가슴 설레게 한다 시간을 거슬러 온 그리움의 순간이 마음을 데운다. 책장에 끼어 있는 낙엽의 이유도 모른 채 긴 시간여행으로 마른 생명이 찾아와 문안(問安)이다. 헌책의 간격에 두근거리고 숨어있는 낙엽의 생각은 읽지 못한다 다만 우연스레 시간의 흐름을 타고 찾아온 그 누구의 첫사랑을 엿보는 재미, 마른 잎이면서도 초록 신호를 보내며 그리움을 나누어 갖자는 단풍잎, 오늘, 전달되지 못한 아름다운 사연이 담긴 한 개 낙엽의 체온을 만질 때마다, 타인의 추억이 내게로 와 무디고 달아진 마음의 각에 푸른 깃발을 단다. photo by 선운사 단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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